우리 주변엔 정말 다양한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IT 업계의 기획자나 컨설턴트 혹은 온라인 마케팅 AE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가 나에게 “기획자가 되기 위해 가장 필수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경영학” 을 추천하고 싶다. 앞서 이야기한 인문학적 소양들은 그 사람의 지식 이전의 토대라고 말할 수 있지만, 경영학은 업무에 아주 직접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실에는 수 많은 학문들이 있지만, 어찌보면 경영학만큼 현실에서 비판 받는 학문도 없을 것이다. 즉, 현실의 적용 여부가 너무 애매하고 실효성이 적다는 것이다. 경영학을 공부했다고 실제 비즈니스 경영을 잘 하는 것이 아닐때도 많다. 경영학 교수가 언제나 자신의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지도 않는다. 어찌보면 화학과나 분자물리학과처럼 같은 4년을 공부하고도 참으로 표가 안 나는 전공이 되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학을 추천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논점을 조금 바꿔 이런 이야기를 해 보자.
어느 웹 에이전시에 A라는 기획자가 있다. 이 기획자는 지난달까지 모 종합병원의 웹사이트를 리뉴얼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병원이라고는 감기 걸려 주사 한대 맞으러 가본적 밖에 없는 이 기획자는 웹사이트 리뉴얼을 위해 전혀 생소한 종합병원의 수 많은 병과들을 접하게 되고, 복잡하기 그지 없는 보험체계를 이해해야 했으며, 결제 방식과 일반 사용자에겐 보이지 않는 뒷단의 환자 관리 체계까지 접해야 했다. 고생 고생해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다시 바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모 중공업 웹사이트 리뉴얼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
주변에서 흔하게 겪는 상황일 것이다. 이 기획자가 만약 의료업과 관련있는 전공을 가졌다면 종합병원 프로젝트는 조금 쉽게 접근했을지도 모른다. 혹은 대학에서 원자물리학를 나왔다면 원자력 발전소의 컨텐츠를 조금 더 이해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번 전혀 생소한 사업 분야의 프로젝트를 접해야하는 이 기획자 A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이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체계일까? 원자물리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일까?
웹 에이전시나 IT 컨설팅 업체에서 근무한다는 것은 매번 전혀 생소한 사업분야의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식약품, 중공업, 관공서, 금융권등 1차 산업부터 3산 산업을 수시로 넘나들어야 한다. 이는 기획자/컨설턴트 뿐 아니라 디자이너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매번 이렇게 다양한 산업을 넘나들며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특정 분야의 전공보다 조금은 폭 넓고 범용적인 지식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바로 Basis 구간의 핵심 주제인 것이다. 인문학적 사고를 통해 생각의 다양성을 통해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봤다면, 여러분은 이제 경영학 학습을 통해 사업의 본질을 들여다 볼 수 있어야한다.
우리나라의 정식 4년제 학위를 수여하는 모 사이버 대학의 경영학 수업 커리큘럼을 한번 보자.
전공 분류 |
과 목 명 |
기초 |
경영학원론, 경영통계, 경영경제를 위한 논리적 사고, 경영수학, 대중문화의 이해, 심리학개론 |
인사 / 조직 |
조직행동론, 인적자원관리, 비즈니스리더십, 노사관계론 |
마케팅 |
마케팅원론, 소비자행동분석, 광고와브랜드전략, 유통관리, 서비스기업경영, 마케팅조사와실습 |
생산운영/경영과학 |
생산운영관리, 경영전략론, 경영의사결정론 |
재 무 |
재무관리, 투자론, 선물옵션론, 보험학원론, 금융상품 |
정보 시스템 |
e비즈니스와전자상거래, 경영정보시스템, 기술경영, e비즈니스전략과구축 |
회 계 |
회계원리, 원가회계, 재무회계, 중급회계, 관리회계 |
응 용 |
경영전략론, 경영혁신론, 국제경영, 회사법 |
경영학은 보는바와 같이 인사, 조직, 재무, 마케팅 등 하나의 사업을 구성하는 전반적인 요인들을 폭 넓게 다루고 있다.
어떤 유형이든지 사업은 그 성격과 주변 환경에 상관없이 본질적으로 같은 것들을 수행하게 된다. 일을 할 사람들을 조직으로 구성하고,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과정에는 반드시 돈이 흐르게 마련이다. 그리고 경영학은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사/조직/재무/마케팅/전략 등 사업을 구성하는 전반적인 요인들을 두루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경영학과에서 종합병원 웹사이트 리뉴얼을 위한 지식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경영학적 훈련이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전체적인 사업에 대한 이해가 빠를 것이며, 이 사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조금 더 깊게 들여다 보게 될 것이다.
경영학을 전공했다고 바로 경영학의 대가가 될 수는 없다. 허나 다양한 산업군을 상대해야 하는 PM/기획자/컨설턴트에게 그 사업의 핵심을 들여다볼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기는 분명 제공할 것이다. 이런 토양이 있는 사람과 전혀 그렇지 못한 사람이 “비즈니스 전략 컨설팅”이나 “글로벌 기업의 Web Identitty 수립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생각해보자. 실력과 결과물의 차이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경영학을 공부하는 방법은 우리 주변에 너무도 다양하고 많아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접하기 쉽다. 인터넷이든, 몇 권의 책이든 지금 시작하길 바란다. 저 표와 같이 대학 경영학과의 과목들을 참조하면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접근하기 쉬울 것이다.
결론적으로 여러분이 IT 기획자, 웹 에이전시의 PM 혹은 IT 전략 컨설턴트가 되고 싶다고 반드시 “경영학”을 전공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런 내용들에 대해 최소한의 기본기도 없다면 여러분은 분명 어느 시점에선가 한계를 마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초급 기획자는 그런 한계조차 접할 기회가 많지 않겠지만, 점차 경력을 쌓고 제안서나 기획서를 쓰던 어느날 밤, 사무실에 홀로 앉아 여러분은 거대한 벽이 눈 앞을 가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Justin의 추천 서적
* 비즈니스 경제학 (이토 모토시게 지음)
* 경영지해 (김용성 지음)
Part 1. 기저(Basis): 기저를 파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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