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비슷한 업무의 열정과 퀄리티로 기획/컨설팅 업무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끝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있다. 그것은 이 내용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업무가 상당히 주관적이고 애매하기 때문일 확률이 높다. 즉, 우리는 아주 “형이상학적”인 단어들을 상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업무의 전반을 차지하는 “기획” “전략” “U.X”등을 사전에서 찾아보아도 애매하기 그지없다. 일례로 국어사진에서 “전략”을 찾아보면 [전쟁을 전반적으로 이끌어 가는 방법이나 책략. 전술의 상위 개념이다]라고 나와있고, “전술”을 찾아보면 [전투나 작전에서 사용되는 군사적 기술과 방법. 보통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계획으로서의 전략의 하위 개념에 속한다.]라고 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전략은 전술의 상위 개념이고, 전술은 전략의 하위 개념이라는 말인데, 이 책의 독자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이런 말들을 상대하며 보낸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형이상’과 ‘형이하’는 사실 비슷한 시기에 동서양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형이상”이라는 표현이 먼저 사용된 것은 동양으로, 기원전 700년전경, 우리나라엔 4서3경(중국 본토에선 13경)으로 알려진 주역에  보면  [  形而上者謂之道   形而下者謂之器  ] 라는 표현이 나온다. 조금 풀어 보면, 형이상자(形而上者)를 도(道)라하고, 형이하자(形而下者)를 기(器,그릇 기)라 한다는 것인데 쉽게 말해 형체가 있고 없음에 따른 구분이다. 머랄까 요즘으로 말하면 정신세계와 물질세계라고 극단적으로 비유를 할 수도 있을것 같다. 서양에선 그로부터 400여년 후 플라톤의 수제자이자 알렉산더대왕의 멘토로 알려진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 Metaphysics를 통해 알려지게 된다.


여기서 잠깐 ! - 형이상학/형이하학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 http://philosophiren.com/99 에 좀 더 상세히...)

형이상학 ([形而上學 / Metaphysics )
(1) [철학] 사물의 본질이나 존재의 근본 원리를 사유(思惟)나 직관(直觀)을 통해 연구하는 학문.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물의 제목에서 유래한다.
(2) 초경험적인 것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을 형이하 또는 경험적 대상의 학문인 자연 과학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형이하학 (形而下學 /  a concrete[physical] science)
[철학] 형체가 있는 사물을 연구하는 학문.


형이상학에 대해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을 하는 것은 슬프게도 여러분이 현업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들이 형이상학적 요구사항들을 내놓는 다는 것이다. 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고, (언어가 가진 근본적 한계)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내용을, 애매하기 그지없는 “언어” 라는 것을 통해 여러분에게 요구한다.

* 고객 : 이번 사이트 리뉴얼은 사장님께서도 관심이 많으십니다. 편리하고 예쁜 홈페이지로 잘 좀 부탁드립니다.
* 에이전시 : 네. U.X와 디자인 트렌드를 잘 반영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인데, “편리하고” “예쁜” 이라는 요구사항도 어렵지만, “U.X.”,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라는 등 에이전시의 대응도 애매 모호하긴 마찮가지다. .


다음 그림을 보자. 



대부분의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은 저 그림과 같이 [형이상학적] 영역에 있다. '아름다운' '가치' '비전' 등 모두가 형이상학적인 단어들이나 우리가 제공해야 하는 메인 시안이나 최종 산출물은 [형이하학적] 영역에 있다. 대부분의 경우처럼 프로젝트가 잘 끝난다면 다행이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끝도 없이 꼬이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샘플을 보고 “이 물건을 언제까지 몇 개 납품해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하던 전통적 방식의 거래와는 달리, 점차 감성이나 경험을 중요시하는 IT 분야에서 “형이상”적 요구들의 “형이하”적 해석들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여러분은 언제나 프로젝트 초반 “요구사항정의서”를 만들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고객의 단어들을 주의깊게 듣고, 고객의 머릿속, 형이상학적 영역에서 떠 도는 요구사항을 파악해 형이하학적으로 해석한 후 고객과 기대치를 조율해야만 한다. 고객과의 눈높이를 조율하고 맞추는 일은 반드시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


"말이 내 생각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이유" >>> http://philosophiren.com/22 를 참조



Point ! 프로젝트 초반 요건정의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자. 고객이 손사레를 칠 때까지 묻고 또 묻고, 원하는 결과물이 어떠 어떠한 형태로 나오기를 바라는지 묻자.


Part 0. 전략/기획/컨설팅의 구조 : IT 전략과 기획을 고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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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n (Digital Philosopher) by Philosophi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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