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았다.

3살, 내게 등을 보이고 떠나는 엄마의 뒷 모습을 보았을 때도,
7살, 다시 내게 등을 보이고 또 떠나는 엄마의 뒷 모습을 보았을 때도,
9살, 오후 5시 무렵 놀이터에서 같이 놀던 아이들이 엄마의 손에 이끌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때도,
13살, 새엄마가 술에 취해 새벽 2시에 깨워 나를 달달 볶을 때도,
17살,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임종도 보지 못했을 때도,


사람들은 내게 피도 눈물도 없다고 했지만, 난 울었다.

3살, 엄마가 탄 택시가 떠난 후에,
7살, 엄마가 나가고 문이 닫힌 후에,
9살, 저녁 9시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베게에 얼굴을 묻고,
13살, 다음날 학교에서 혼자,
17살, 아버지의 시신이 관과 함께 불에 타는 동안 화장터 뒤에서,



혼자 밥을 먹다 갑자기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어금니를 물었다.



사람의 귀와 코와 입은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오늘에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눈물을 참으면, 그 눈물은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입 안에서 씹히고 있던 밥들과 섞이게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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