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혼자 극장에 가서 "신세계"를 보고 왔다.

보기 전부터 대략의 시놉시스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홍콩 영화 '무간도'의 한국적 조폭 버전일거라 생각을 하고 봤으나... 

(본문에 영화 신세계의 결론이 나오니 스포일러라 생각되면 읽지 마시길... )


보는 내내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 사유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영화가 끝나고 집에 오면서, 그리고 며칠이 지난 지금도 그 생각의 윤회는 멈추지 않고 있다.


사실 난 이미

"마이클 샌댈의 Justice"에 대해서도 언급한 적이 있고, (바로가기)

"정의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각" 이란 내용을 올린 적도 있으며, (바로가기)

"프랑스의 고졸 시험 문제"에서도 잠시 언급한 적이 있다. (바로가기)


Wikipedia에서 말하는 정의

다른 많은 도덕적인 가치, 특히 ‘선’(善)과 비교할 때 정의는 비교적 현대에 와서 더욱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치이다. 정의는 으레 평등의 실현을 골자로 하는 가치로 여겨진다. 그래서 정의의 뜻을 해설할 때에는 ‘각자에게 그의 몫을 돌려주고자 하는 항구적인 의지’(울피아누스), ‘정당화될 수 없는 불평등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추구하는 것’(존 롤스)과 같은 주장이 있었다. 예부터 전해 오는 가장 뛰어난 정의론은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한 다음 세 가지 정의의 분류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의 본질이 평등이라고 주장하면서 정의를 ‘평균적 정의’와 ‘일반적 정의’와 ‘배분적 정의’로 구분했다. 평균적 정의는 모든 사람이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가치로 현대에서는 정치·사법 분야에서 강하게 적용된다. 평균적 정의는 개인 상호간의 매매와 손해 및 배상 또는 범죄와 형벌의 균형을 찾아 내려는 것이다. 둘째, 사회의 일원으로서 개인이 사회 때문에 져야 할 의무에 관한 일반적 정의이다. 셋째, 배분적 정의는 각자가 개인의 능력이나 사회에 공헌·기여한 정도에 따라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가치로 사회·경제적인 측면에 적용된다.


윤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정의도 접해 보았고,

마이클 샌댈이 이야기하는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도덕적 당위성' 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 보았으나...

나는 아직도 "정의"를 정의하지 못하겠다.

( 마이클 샌댈의 Justice가 우리나라에서 100만권이나 팔렸다는데... 과연 그 중 몇명이나 그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뿐이고... )



> 이정재가 조직의 보스 자리에 올라가는 것을 "악"이라 할 수 있을까? 

> 최민식은 경찰이고 사회의 혼란을 막기위해서 조직을 원하는대로 몰아가려고 했다면... 최민식은 정의를 추구한 것일까? 


(문득 "나는 악마를 보았다" 가 생각난다. 이병헌은 "정의"를 이룬것일까? )


혹은 현실에서는

> 몸이 으스러져라 일 하고도 최저 임금 이하를 받는 사람에게 "정의"가 살아 있을까? 

> 부모 잘만나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사회 고위층이 된 사람은 ... 죄를 짓고도 사면을 받는다... 여기에 정의가 있나?

> 누군가를 만나 진심으로 사랑을 하고도 배신을 당하는 사람에게 "정의"와 "선"의 잣대를 들이댈 수 있을까?


난 대체 모르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민이 더해질수록 모르겠다.

무엇이 정의인지...

인류는 '아리스토텔레스' 때부터 정의를 고민해오고, 수 많은 피를 흘려가며 정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그 2500년의 시간동안 수십억명의 인구가 대체 무슨 "정의"를 정의했는지조차 모르겠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난 "이정재의 자기 완성형 정의"를 보았다. 


더 이상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 

사회적 관념과 법률, 도덕적 가치 따위는 이제 잊겠다는 결심.

불평등에 항거하고 스스로의 희생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정의"를 완성하겠다는 그 모습을 보았다.


물론 이정재의 "정의"는 우리가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믿는 ...

그런 싸구려 "선"의 모습은 아니다. 오히려 "악"으로 보인다.



싸구려 "善"의 모습을 하던,

惡으로 보이는 자기 완성형 정의던....


난 아직도 "정의"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Philosophiren




'Mind Control'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분노할 필요도... 슬퍼할 필요도 없다.  (0) 2013.05.31
생존은 윤리의 범주를 벗어난다.  (0) 2013.04.20
한 사람의 어른  (0) 2013.02.12
결국 나는 ...  (0) 2013.01.14
사랑하는 이유  (0) 2012.09.0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