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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0 [거래] 04. 포착 (1)
영국 런던 - MI 6 작전부 - 11월 22일. 토 01:02am

그 괴물이 요주의 인물 Peter백작의 전화를 감청한 것은 2시간 전이었다. 그 괴물은 바로 애셜론(Echelon)이었다. 애셜론은 한 건물도 아니고, 한 도시도 아니고, 한 나라도 아닌 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동시에 감청한다. 전화, 이메일, 팩스, 위성 통신은 물론 항공기, 선박의 무선 통신도 감청 할 수 있다. 1947년 영국과 미국의 비밀 협정인 UKUSA 협정에서 시작된 애셜론은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를 2차 가입국으로 받아들였으며, 한국, 일본, 터키를 3차 가입국으로 받아 함께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한다. 물론 3차 가입국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는 2차 가입국보다 제한적이다.

애셜론의 정보 수집 본부는 영국의 요크셔 메니데일에 있지만, 애셜론을 운용하는 주 기관은 미국의 국가안보국(NSA, National Security Agency)이다. NSA가 애셜론을 운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엄청난 운용 비용 때문이고, 두번째 이유는 애셜론이 수집해 내는 엄청난 자료의 양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전산 장비와 수학자, 분석자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수집은 영국 본부에서, 분석은 미국 메릴랜드의 NSA 본부에서 진행하게 된다. 이 괴물을 운용하는 미국의 NSA 역시 괴물이다. 그 이름만 들어도 공산주의자들이 벌벌떠는 CIA가 2만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NSA는 알려진 것만 3만 8천여명이다.

애셜론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감청을 하다보니, 하루에 수집되는 정보는 30억개 정도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도서관중의 하나라인 미 의회 도서관의 10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영국에서 수집된 정보는 미국 NSA의 본부로 보내지고 수퍼컴퓨터에 의해 필터링이 된다. 그 후 수천명의 석사급 이상 수학자와 분석가가 달라 붙어 분석을 하게 된다. 만약 [폭탄]이란 키워드를 지정해 놓는다면, 수집되는 모든 정보 중에 [폭탄]이란 단어가 들어간 모든 정보는 별도의 절차를 통해 분석하게 된다.

그 분석 과정에서 엄청난 전산 장비와 분석가가 필요한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CIA가 정보원이나 공작원에 의해 주로 의지하는 ‘인간’ 기반의 조직이었다면 애셜론과 NSA는 최첨단 IT 기술과 분석에 의존하는 의존하는 괴물인 것이다. 그 괴물이 2시간 전 ‘항상 감청 대상’인 Peter 경의 통화에서 Project Kairos라는 단어와 뉴질랜드를 잡아낸 것이었다. 발신지는 태국의 푸켓, 그리고 그 동일한 전화는 뉴질랜드 집권 여당의 차기 대표 Alex 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1시간 전에 토요일이 됐다. Justin은 황금 같은 금요일 밤을 사무실에서 보고서나 검토하고 있는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한심스러운 상황에서도 이 보고서가 작전국 Global Issue 팀장인 자신에게 올라온 이유를 이해하려고 노력중이었다. Peter 백작이 ‘항시 감청 대상’ 이긴 했지만 영국인이기에 MI5 소관인데, 이 보고서는 MI5는 물론 MI6에 소속된 자신에게도 왔다. 미국 메릴랜드에 있는 NSA의 수 많은 분석가가 이유가 있으니 자신에게 보냈을 거라고 스스로에게 납득시키고 있는 중이었다.

Justin은 24살에 영국내를 담당하는 MI5에 입사하여 8년전에는 해외를 담당하는 MI6로 왔으니, 총 14년을 MI와 함께 보냈다. 그는 특별히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할 일은 다 하고, 챙길 것 또한 잘 챙기는 스타일이었다. 그것이 Justin의 능력이었다.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상황을 장악해서 본인에게 유리하게 몰아가는 것. 어찌보면 그런 상황 대처 능력으로 지금까지 인정받으며 38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이 은밀하고 복잡한 MI6 작전국 Global Issue팀의 팀장을 맡고 있는지도 모른다.

MI5와 MI6는 다른 국가의 정보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복잡하기 그지 없고 은밀하기 짝이 없으며 냉전 시대를 거치며 본인들도 다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조직을 개편해 왔다. MI의 전신은 SIS로 100년전인 1909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육군성 하의 특무국 Secret Service Bureau의 해외과(Foreign Section)에서 출발. 그 후 해군성으로 이관되었다가 다시 육군성에 이관되어 육군정보국(Directorate Of Military Intelligence ) 소속으로 개편되었다가 제1차 세계 대전 후 외무성 (Foreign Office)관할로 이동. 1차 대전 후 정보 기관 체제 활동에 대한 전반적 검토를 실시한 비밀기관/특무기관 위원회 Secret Service Committee에서 정보활동과 임무 부여 활동 조정에 대해 면밀한 심사가 이루어져 국가적 차원의 정보기관으로 정비되었다.

물론 그 후에도 40년대에는 P4 중동통제관, 영국본토통제관등의 조직을, 50년대에는 냉정시대를 감안하여 태평양, 극동, 중동에 소련을 끼워넣어서, 60년대 70년대에는 업무별로, 90년대 이후에는 지역별 업부별 복합적으로. 신이 아닌 이상 MI의 조직 변천사와 조직 구성 및 업무 보고 체계를 제대로 아는 이는 없을 거라고 Justin은 항상 이야기했다. 본인도 몰랐다.


Justin은 보고서를 다시 노려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익히 알고 있는 Peter에 대한 여러 정보를 머리속에서 퍼즐 맞추듯 끼어 넣기 시작했다. Peter Devon 백작은 영국의 뿌리 깊은 귀족 가문인 Devon 가문의 외아들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전세계의 좋은 것이란 것은 다 누리고 자라왔다. Devon 가문은 16세기 잉글랜드 시절부터 내려오는 가장 부유하고 영향력있는 가문이었다. 이렇게 휘황찬란한 배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Peter 백작은 MI 요주의 인물이었다. 재산 은닉, 정치인 및 기업인과의 결탁, 세금 포탈, 해외 여러 나라의 주요 인물들과의 뒷거래 등 MI5가 군침을 잔뜩 흘리는 내용들이었지만, 문제는 뒤를 잡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그 가문의 후광과 그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함부로 덤빌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결정적인 증거가 확보되기 전까지는 MI5는 더운 여름 날 고목 나무의 매미처럼 딱 붙어서 기다릴 것이다. Justin을 그걸 알고 있었다. Peter의 감청 내용이 해외 주요 인물들과의 뒷거래를 추적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길 바라는 MI5의 작은 희망이 이 보고서에 살포시 얹어져서 MI6 작전국 Global Issue팀장인 자신에게 보내진 것이다.

‘Project Kairos’ 카이로스는 히브리어에서 온 말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어떤 시간이 Kairos 인 것이다. 작전명인듯 한데 도대체 Peter는 무슨 작전을 세우고 있으며 무슨 때를 말하는 걸까? 이 때가 되면 무엇이 어떻게 된단 말인가. 그리고 남태평양의 조그맣고 조용한 나라, 뉴질랜드가 언급된 이유는 뭘까? 역시 그냥 다른 30억개의 정보처럼 의미 없는 농담 아닐까? Justin은 노트북으로 몇 가지 자료를 더 찾아봤다. Peter와 Alex는 말레이시아 총리 취임식으로 인해 목요일과 금요일에 말레이시아에 있었다. 그리고 토요일 아침 푸켓에서 둘에게 전화가 간다. Justin은 전화기를 들고 팀원 중 Kate를 찾았다. Kate는 Justin이 가장 신뢰하는 팀원 중 한명으로 마침 오늘 같이 당직을 하고 있었다.
응, 난데, 그 마지막 보고서말이야, 발신인의 장소를 알아봐바. 응. 기다릴게” Justin은 금방 찾을거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끊지않고 기다렸다.
응? 고급 별장 같다고? 그럼 그 날 저녁 그 별장으로 걸려온 모든 전화와 그 안의 모바일로 온 전화까지 다 찾아서 프린트 해서 갖다줘. 응. 고마워.”


4분쯤 되자 똑똑, 케이트가 프린트 한장을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Justin은 프린트를 받기도 전에 저 종이에는 한 통의 전화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역시 그랬다. 금요일에는 한통의 전화도 없었고, 토요일 아침 7시경 전화가 왔다. 전화는 말레이시아 KL의 한 공중전화였다. 특이한 사항은 그는 그냥 푸켓으로 전화를 한 것이 아니라, 미국으로 전화를 해서 미국에서 다시 푸켓으로 전화를 하는 CallBack 시스템을 사용했다. 90년대까지는 전화 추적을 피하는 효율적인 방법이었지만, 지금은 너무 낙후된 기술이라 응급시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었다. 이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리고 나름 은밀한 방법을 사용해서 전화를 한 사람은 푸켓으로 전화를 걸었고, 푸켓에서 전화를 받은 사람은 곧 아침 7시가 채 되기도 전에 전용기에 있는 Peter에게, 그리고 바로 뉴질랜드 집권당의 차기 대표에게 전화를 했다. 의미 없이 받아들이기엔 너무 거물들이다. 푸켓에 있던 사람은 누굴까?

마음에 들지 않는 단어 Kairos, 요주의 인물 Peter, CallBack 시스템을 이용해 전화를 한 사람, 뉴질랜드 중요 정치인.  뭔가 있다. 모르겠지만 있다! Justin은 다시 전화기를 들었다.
난데, Peter와 뉴질랜드 Works 당의 차기 대표 Alex의 지난 일주일간 행적을 조사해서 아침까지 가져다 주고, 아~ 그리고 오늘 중에 뉴질랜드로 가는 비행기 좀 잡아줘. ” 뜬금없는 뉴질랜드 정치인의 행적과 뉴질랜드행에 케이트는 놀라는 눈치였으나, 짧게 알겠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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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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